‘마테오 리치,기억의 궁전’
▼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주원준 옮김/ 이산 /416쪽/ 1만3000원▼
저자는 예일대 역사학과 석좌교수이며 미국의 중국사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다.
마테오 리치(1552∼1610)가 가톨릭 정예 선교단 예수회 학교에 입학해 수도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9세이었다.
선교사 훈련을 마친 뒤 31세(1583)에 선교를 위해 중국 남부에 상륙,불교 승려의 옷을 입었다. 그러나 당시 지식인들은 불교보다는 유교를 선호하는 것을 알고는 다시 유학자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래서 베이징에 자리잡은 것이 1601년이었다. 2년 뒤 ‘천주실의’를 출간해 동아시아인의 서양 이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후 베이징 입성 10년만에 사망.
드라마와도 같은 그의 인생 역정을 저자는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 담아냈다. 이야기는 리치가 중국인에게 ‘기억의 궁전 짓는 법’을 가르치는 데서 시작한다. 이것은 리치가 전해주었다는 일종의 기억술. 리치가 이 기억의 궁전 안에 세우는 이미지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네 개의 이미지와 세 개의 그림을 화두로 전쟁과 평화, 중국 속의 서양문화, 중국과 서양의 무역, 동성애 등 성(性)의 문제. 이 시기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가 리치의 생애와 함께 다채롭게 펼쳐진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