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보건소 건강증진센터. 척 봐도 ‘뚱뚱한’ 어린이 20여명이 운동요법 강사의 지도에 따라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성동구 보건소가 7월 중순부터 운영하고 있는 무료 어린이비만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의 각 구청과 병원, 사회단체들이 개설한 어린이비만교실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성동구는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비만교실을 열어 이번이 세번째. 벌써 올 겨울 비만교실 참가를 위한 신청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양천구는 16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의사 체육대교수 심리치료사 영양사 운동지도사 등의 협조를 받아 체계적인 어린이비만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역시 무료.
이밖에 종합병원 비만학회 등이 비만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유료 단기 프로그램도 많이 생겼다.
성동구 비만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50㎏이 넘는 경우가 보통이고 심지어 60㎏이 넘는 학생도 상당수다.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게 재미있어요.”
성동구 비만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행당초등학교 5학년 유모군(11)은 살빼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유군이 살을 빼기 위해 쏟는 노력은 옆에서 보기에도 감탄할 정도.
51㎏인 유군은 비만교실 참여 이전에는 아무 때나 먹고 단 것도 좋아했지만 이젠 비만교실에서 권장하는 음식과 칼로리 범위 내에서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한다.
유군이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2200칼로리. 매일 먹은 음식을 꼼꼼히 기록해 보건소에 제출한다.
성동구 보건소 변정순(卞貞順·39)주임은 “당장 살을 빼는 것보다 비만교실에서 배운 식단과 운동요법을 꾸준히 실천해 장기적으로 비만에서 탈출하는것이중요하다”고말했다.
특히 비만으로 인한 심리적인 위축을 막기 위해 조언을 해주는 것도 운동이나 식이요법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 성동구는 한양대 정신과 안동현교수를 초청해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