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발표된 대우전자의 국내 및 해외사업장 매각금액은 32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 이번 매각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해외매각 케이스다.
▽매각 방식〓대우측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대우전자의 총자산은 55억달러, 부채는 46억달러, 자본금은 9억달러. 이 가운데 30억달러에 해당하는 자산을 왈리드 앨로마에 매각하고 대금으로 32억달러를 받게 된다.
2억달러의 차액은 기존 대우전자 소액주주들에게 새로 설립된 지주회사인 뉴덱의 신주인수권 형태로 배분해 뉴덱의 자본금으로 출자된다.
나머지 30억달러로 대우전자의 부채를 상환하면 대우전자는 자산 25억달러, 부채 16억달러, 자본금은 9억달러가 된다.
대우전자는 계열사 보유지분 등 유가증권을 매각해 5000억∼6000억원을 부채상환에 보탤 계획. 이렇게 되면 부채비율이 120%대로 낮아진다고 대우측은 설명.
▽어떻게 운영되나〓왈리드 앨로마는 인수하는 한국내 사업장과 미주 서유럽, 일본 및 오세아니아 지역의 공장과 판매법인을 미국에 설립한 지주회사 뉴덱을 통해 운영한다.
중국 베트남 미얀마 동유럽 브라질 등 기타 지역의 대우전자 사업장은 기존 대우전자가 운영하되 뉴덱 또는 새로 설립되는 한국내 운영법인과 상호 제품공급계약 등을 맺어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뉴덱에 넘어가는 한국 및 선진국 사업장의 연간 매출은 4조원, 기존 대우전자로 남는 사업장의 매출은 1조원 수준.
그러나 뉴덱은 투자이윤을 노리는 펀드성격의 투자기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한 사업장을 되팔 가능성도 있다.
▽남은 일정과 과제〓왈리드 앨로마측은 지난달 22일부터 실사를 시작했으며 9월초까지 실사와 법률절차를 마무리할 계획. 대우측은 주주들과 채권단의 동의를 얻기 위한 절차를 감안, 11월15일까지 모든 작업이 완료된다고 밝혔다.
가장 큰 숙제는 당초 합의한 32억달러가 실사후 원안대로 타결되느냐는 점. 의외의 채무나 부실자산이 노출될 경우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대우그룹에 구조조정 드라이브가 걸려있는 상태에서 대우전자의 입지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막판 협상에서 자산가치를 깎일 가능성도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