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익증권 환매에 대비, 투신사들이 보유주식 투매(投賣)에 나서 13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투신권 매물이 흘러나와 유통수익률은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으나 우려됐던 대규모 수익증권 환매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주가 급락〓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1.88포인트 떨어진 917.47을 기록했다. 오전 한때 40포인트 이상 하락, 900선이 위협받기도 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매수가 들어오면서 하락폭은 좁혀졌다.
이날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1633억원, 236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수익증권 환매에 대비해야 하는 투신사와 증권사는 각각 1178억원, 4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채권시장도 들썩〓역시 보유채권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투신사들이 매각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많은 물건을 내놓지 않아 금리폭등은 없었다. 한 외국 통신사는 이같은 분위기를 ‘폭풍전야의 고요’라고 비유했다.
LG전자 SK 등 3년짜리 우량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16% 포인트 오른 연 9.86%까지 치솟아 두자릿수를 눈앞에 뒀다. 3년 만기 국고채도 연 8.85%로 0.10% 포인트 올랐다. 통화안정채권 2년물도 연 8.78%에 거래돼 전날보다 0.12% 포인트 올랐다.
홍콩상하이은행 자금팀 이용제(李庸濟)차장은 “결국은 투신사가 보유채권을 내다팔 수밖에 없어 금리는 당분간 오르겠지만 머지 않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을 빠져나간 돈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은행상품으로 흘러가 은행권이 채권 매수세력으로 나설 것이라는 이유.
▽MMF로 창구혼란〓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지만 환매요구는 많지 않았다. 대신 초단기자금을 맡겨둔 머니마켓펀드(MMF)마저 출금이 막혀 급전(急錢)을 쓸 수 없게 된 가입자들의 항의로 일선 영업점은 대혼란을 빚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MMF 환매제한으로 일어날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우채권이 들어있지 않은 MMF라면 즉시 돈을 내주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MMF 담보대출 이용을 적극 권하도록 창구에 지시했다.
금감위는 이밖에 MMF 잔고증명서로 현금을 대신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경준·이용재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