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생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프로데뷔 첫 해에는 펄펄 날다가도 2년째만 되면 ‘죽을 쑨다’는 얘기.
특이하게 2년째에 더 잘하는 선수가 간혹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2년째에 큰 홍역을 치르게 된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원인은 상대팀의 견제.
신인때는 몰라도 한시즌을 소화하다보면 그 선수에 대한 장단점이 어느 정도 파악되기 마련.
투수의 경우 마운드에서의 버릇이나 투구패턴, 주무기가 낱낱이 노출된다.
두번째는 선수 자신의 지나친 자신감. 프로에 처음 입문하자마자 뛰어난 성적을 올리게 되면 ‘어∼, 프로도 별거 아니네’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현대 김수경(20) 역시 올해 혹독한 ‘2년생 징크스’에 시달렸다.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거나 난타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4월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승무패 1세이브로 기세좋게 나가다 5월중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5월19일 잠실 LG전에서 5승째를 따낸 뒤로 7월19일 대전 한화전까지 두달동안 11차례 선발등판에서 단 1승도 얻지 못하고 무려 6연패. ‘애제자’의 수난에 김수경의 스승인 김시진투수코치는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런 점에서 15일 대구 삼성전은 오랜만에 김수경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 선발 8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4안타 2실점으로 올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
아울러 롯데 주형광을 제치고 탈삼진 1위(159개). 김수경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나름대로 최근 부진의 원인을 분석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