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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조직폭력배, 살인후 엉뚱한 사람을 살인범으로 조작

입력 | 1999-08-16 19:47:00


조직폭력배가 단란주점 주인을 살해한 뒤 엉뚱한 사람을 협박해 죄를 뒤집어 씌운 사실이 3년반만에 밝혀졌다.

창원지검 특수부 박용호(朴鎔浩)검사는 16일 폭력조직 ‘2002년파’ 두목 최병진(崔秉鎭·31)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96년 2월 18일 오후 7시반경 경남 마산시 합성동 이모씨(당시 38세)의 주점에 찾아가 자신의 선배인 송죽파 행동대원 염모씨(37·구속중)에게 불손하게 대한다며 다른 폭력배 8명과 함께 흉기로 이씨를 살해한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최씨와 염씨는 이씨를 살해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모단란주점 주인 허모씨(35)에게 “당신은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지시만 내렸다고 행동대원에게 진술하도록 시켰으니 옥살이를 많이 하지는 않을 것이고 출소하면 뒤를 잘 봐주겠다”며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허씨는 자신에게 상해치사 등 비교적 가벼운 죄가 적용돼 징역 2∼3년형이 선고될 것으로 보고 경찰과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살인을 지시했다고 진술했고 재판에서도 폭력배의 보복이 두려워 사실대로 증언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허씨는 96년 5월 창원지법에서 무기징역, 96년 12월 부산고법에서 징역 20년, 97년 4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중형이 확정돼 복역중 최근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검찰에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