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의 은행이 프랑스에서 탄생할 것인가.
6개월간치열했던프랑스의민간은행간 적대적 인수합병(M&A)경쟁이 17일 오후 결판난다. 이날 프랑스은행감독위원회(CECEI)는 파리국립은행(BNP), 소시에테 제네랄(SG), 파리바 등 3개 은행간 경영권 다툼에 관해 결정을 내린다.
BNP는 3월초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SG와 파리바은행을 합병해 자산 규모 9350억달러(약 1112조원)의 세계 최대은행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합병 절차를 밟고 있던 SG와 파리바은행은 이에 반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이후 BNP와 SG―파리바은행은 지분확보 경쟁에 나섰다.
14일 현재 CECEI 집계에 따르면BNP는파리바은행 지분 65.1%를, SG는 파리바은행의 지분 26.3%를 각각 획득했다. 따라서 BNP의 파리바은행 인수는 확실하다. BNP는 또 SG의 지분 36.8%(의결권 31.5%)를 얻었다. 문제는 정부가 BNP의 SG인수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다. CECEI는 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지분 중 절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BNP는 “10% 이상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없는 SG은행의 사정을 감안할 때 지분 3분의 1을 확보한 만큼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SG는 의결권이 3분의 1에 못미친다는 점을 들어 경영권을 넘길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프랑스에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에 의한 미국식 적대적 M&A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