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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음료 특집]23도 순한 소주 "술술 풀리네"

입력 | 1999-08-18 02:30:00


독한 술보다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소주3사의 신제품은 모두 알코올도수 23도로 바뀌었다. 주요 23도 소주제품의 특성과 시장상황을 정리해본다.

▽참眞이슬露〓두산 그린에 고전하던 진로가 홈런을 터뜨린 제품. 지난해 10월 선보인 뒤 6개월여만에 1억병이 팔렸으며 다시 3개월만에 2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연일 최단기간 최다판매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출시 당시 월판매량은 21만상자였고 당초 목표량은 월 50만상자였지만 6월 판매량은 117만상자를 넘어섰다.

진로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짚어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성공포인트”라고 설명.

참진이슬로는 대나무숯 여과공정을 도입해 불순물을 제거, 잡미(雜味)를 없앤 점이 특징. 대나무숯은 섭씨 1000도의 고온에서 구워냈으며 아스파라긴산을 첨가해 숙취를 덜어준다고 진로측은 밝혔다.

해외시장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말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 수출을 시작한데 이어 중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미국시장은 6월 진출 후 반응이 좋아 연간 10만상자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소주〓두산은 23도 소주시장에 후발로 뛰어들면서 기존의 순한 소주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쌀 증류액을 2년간 숙성시킨 뒤 다시 증류해 만든 쌀 증류원액을 첨가해 소주의 거친 맛을 걷어냈다는 설명.

다른 순한 소주들이 저마다의 여과공법을 내세우는데 반해 미소주는 별다른 여과를 거치지 않는다. 두산측은 “강원도 대관령 기슭의 청정생수를 그대로 사용해 미네랄 함량이 경쟁제품 보다 많다”고 주장.

미소주는 병 디자인이 독특하다. 무색투명한 병을 사용해 맑고 깨끗한 이미지와 함께 시원한 느낌을 준다. 경쟁제품들이 360㎖인데 비해 330㎖로 만들어 차별화했다.

미소주는 이름에서도 점수를 땄다. 미소주 광고는 제품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아름다울 미(美), 맛 미(味), 쌀 미(米)를 반복 사용해 제품 이미지를 살렸다.

▽소프트곰바우〓보해양조는 5월 황토용기에 여과시킨 소프트곰바우를 선보여 두달여만에 6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당초 월 10만상자(240만병)를 목표로 세웠으나 두 배가 넘는 실적을 올린 것.

보해측은 96년 빅히트한 프리미엄소주 김삿갓이 출시 30여일 뒤 100만병을 판매한 것에 비교하면 매우 빠른 신장세라며 고무된 모습이다. 소프트곰바우는 활성탄여과와 물에 자기장을 처리하는 MC공법을 거친 뒤 다시 황토옹기로 여과하는 3단계 여과를 거친다. 황토옹기 여과공법은 황토가 발생시키는 원적외선을 소주에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용기는 흰색과 붉은색을 대비시킨 영문 필기체 상표를 부착해 와인병처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보해는 순한 소주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진로와 두산의 틈새에서 충분히 독자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