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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산악자전거로 스키슬로프 「씽씽」

입력 | 1999-08-18 18:39:00


입추 말복까지 지나 여름의 막바지에 이른 요즘. 아직도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동해안을 향한 피서객 차량이 주말이면 영동고속도로를 가득 메운다. 그러나 해발 750m 고원에 있는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의 용평리조트의 기후는 선선한 바람으로 초가을을 연상케 할 정도.

그 철이른 가을의 시원함 속에서 리조트를 찾는 사람들을 맞는 것은 푸른 초원으로 변한 스키장 슬로프. 여기서는 원색의 유니폼을 입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이 다운힐을, 휴가객들은 바퀴썰매로 굴곡진 콘크리트유도경사로를 내리 달리는 ‘알파인슬라이더’를 즐긴다. 또 슬로프를 향해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날리거나 슬로프에 마련한 피칭앤 퍼팅(6홀)클럽에서 간이골프에 열중하는 골퍼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5.5㎞의 장거리 스키트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산악자전거코스는 용평리조트의 명물.

98∼99 스키시즌에 새로 개장한 레인보우 슬로프정상(해발 1440m)에서 스키장베이스(해발 750m)로 이어지는 고도차 690m의 급경사 트레일로 주변 전망이 좋고 다이내믹한 다운힐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찾은 레인보우 슬로프의 정상. 용평리조트의 주산(主山)인 발왕산 정상 바로 아래로 여기서는 용평리조트의 배후마을인 횡계리 시가지와 그 뒤로 대관령 주변의 고원지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날씨가 맑을 때는 대관령너머로 강릉시와 동해의 푸른 바다까지도 보이는 전망 좋은 곳. 이곳에서 호주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했던 박규동씨(55·와일드스포트츠 대표), 이달 초까지 50일간 유럽6개국의 4033㎞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돌아온 김태형씨(24), 철인삼종경기(수영 사이클 마라톤)에 참가했던 고광환군(15·서울 동성중2년), 산악자전거선수인 임명진씨(26)를 만났다. 곤돌라에 자전거를 싣고 정상에 올라온 이들은 한겨울에 스키를 신고 내리 달렸던 트레일을 이날만은 산악자전거로 달렸다. 이날 다운힐코스는 레인보우슬로프∼숲속 싱글트랙∼골드슬로프 왼쪽능선∼레드슬로프. 다운힐 초반부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숲을 지나는 코스. 해발 1240m의 ‘삼거리’에 도착, 골드슬로프 정상으로 가기 위해 오른편 숲 길로 들어섰다. 한 사람이 걸어서 겨우 지날 수 있을 만큼 좁은 ‘싱글트랙’. 숲 속은 짙은 녹음으로 시원하다 못해 서늘했다. 바위와 돌, 쓰러진 나무등걸, 오르막 등으로 자전거가 지날 수 없는 곳에서는 자전거를 둘러메고 통과했다. 이런 ‘악전고투’는 30분간 지속됐다.

그 숲을 벗어나니 골드리프트 정상(해발 1127m)이다. 여기서 레드슬로프 정상(해발 945m)까지 1.6㎞는 잘 다듬어진 산 길 코스. 산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리조트 전경을 감상하며 다운힐했다. 박규동씨는 “4계절리조트의 매력은 계절마다 색다른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조금만 더 다듬으면 유럽의 스키장에 손색없는 산악자전거 코스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산악자전거투어 안내〓와일드스포츠(02―921―8339)

〈평창〓조성하기자〉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