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입성 꿈을 버리지 않고 돈을 펑펑 써온 미국의 억만장자 출판인 스티브 포브스도 돈이 떨어질 때가 된 것일까.
그가 최근 대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평양의 피지제도에 있는 라우칼라섬을 1000만달러(약 120억원)에 내놓았다고 17일 워싱턴 포스트지가 보도했다.
포브스의 선친 맬콤 S 포브스가 생전에 애지중지했던 이 섬은 산호초와 야자수로 둘러싸여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환상적인 섬. 포브스 일가는 해마다 휴가철이면 이 섬에 모여 그들만의 세계를 즐겼다고 한다.
96년 대선 출마당시 전재산이 7000만달러(약 840억원)였던 포브스는 96년 선거때 3740만달러(약 448억원)를 사용했다. 14일 아이오와주 에임스에서 열린 공화당 후보 모의투표(스트로 폴)에서만도 200만달러(약 24억원)를 쏟아부었다.
그가 당시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75만달러 사용)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9명의 참가자 중 가장 많이 돈을 뿌린 결과였다는 분석도 있다.
2000년 대선자금으로올해쓴 돈만 860만달러(약 103억원)라고 한다. 이처럼 많은 돈을 선거판에 쏟아부었지만 아직도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금이 필요하다보니 섬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는 한 포브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부동산과 주식을 처분할 것이 틀림없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