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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中企플라자]㈜화인인터내셔널, 생명공학기술 발굴

입력 | 1999-08-23 18:50:00


㈜화인인터내셔널의 이희설(李熙卨·44)사장은 요즘 신바람이 난다. 각 대학이 축적한 생명공학 기술을 발굴, 투자자들에게 연결해주는 컨설팅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장이 최근 몰두하고 있는 작업은 노인성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천연물질(INM176)을 상품화하는 일.

한림대 천연의학연구소 김영희 송동근 교수팀이 찾아낸 이 물질은 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상태. 연구 결과 INM176을 4주간 먹이면 유력한 치매 유발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쥐에게 주입해도 기억력이 거의 감퇴하지 않았다.

이사장은 현재 대한투자신탁과 한솔화학에서 10억원을 유치해 별도의 벤처기업 화인메디카를 설립하고 이 신물질의 상업화에 힘쓰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일본 산쿄(三共)사와 듀폰저팬사를 방문, 이 물질이 함유된 특정보건용식품(우리나라의 건강보조식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문제를 상담하기도 했다.

10월말까지 효능을 재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한 뒤 결과가 좋으면 수천만달러에 일본내 영업권을 주고 해마다 매출의 일부를 화인메디카가 받는다는 내용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장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효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고 신약으로 개발하려면 수년간 임상실험을 거쳐야 한다.

한림대 연구팀은 주요 학술지에 INM176에 대한 논문을 게재할 계획이지만 어디서 추출한 물질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밖에 전북대 응용생물학과 전재철교수의 ‘약해경감제’와 경상대 미생물학과 정영륜교수의 ‘미생물농약’, 기능성식물단백질 대량생산기술 등의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약해경감제란 제초제를 사용하기 전에 미리 농작물에 뿌려 농약의 독성으로부터 보호하는 약제. 전교수는 94년 강력제초제인 파라쿼트에도 죽지 않는 약초를 발견, 학계에 보고하려 했으나 이사장이 사업화를 권유했다. 전교수는 4년여의 연구 끝에 이 약초의 추출물로 약해경감제를 개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교수의 미생물농약은 감자의 성장을 저해하는 토양세균을 막아주는 미생물을 발견해 만든 것. 이 농약은 도열병 만큼이나 벼에게 큰 해를 끼치는 잎집무늬마름병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 농업기술원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며 20여개국에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라고.

이사장은 “연구자는 연구실적을 사업화는데 미숙하고 투자자는 신기술의 사업적 타당성에 대해 잘 모른다”며 “기술컨설팅을 하려면 신기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자금조달능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장은 서울대 농화학과를 나와 듀폰사에서 농약 의약품개발과 마케팅업무를 담당했으며 이후에도 핀란드계 핀슈거사 등 줄곧 다국적기업에서 일해왔다. 02―3442―6745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