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미즈&미스터’의 기획시리즈 ‘밀레니엄 키드 이렇게 키워요’를 읽고 유아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벅찬 감동을 느꼈다. 매주 한 면을 할애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육아선진국의 유아교육 실상을 현재취재로 다룬 적은 일찍이 없는 기획이기 때문이다.
△토론 체험 교육(이탈리아) △행동원칙을 스스로 정하는 교육(영국) △묻고 생각하게 하는 교육(프랑스) △보고 재고 맞추며 기본능력을 터득케 하는 교육(이스라엘) 등은 유아교육의 기본을 알려주는 중요한 원리다.
특히 독일의 ‘숲 유치원’을 비롯한 현장 체험 학습은 국내의 씨랜드 사건과 비교해볼 때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매년 5월 어린이날이 오면 ‘세살 버릇 여든까지’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특기교육이나 재능교육을 유아교육이라고 오해할 만큼 유아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형편이다.
더구나 교육 예산중 유아교육에 투자되는 비율은 1%정도. 선진국의 평균 7%에 비한다면 열악한 수준이다. 유아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기획시리즈는 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며 그들의 흥미와 발달단계에 맞는 전인적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유아교육의 원리를 확실히 증명해주었다. 그러나 정부와 부모들은 가장 기본적인 유아교육의 중요한 원리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동아일보가 앞으로 선진국의 이런 원리들이 어떻게 국내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면 더 좋은 기획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기숙(이화여대 유아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