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3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이상하게 저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 안하고 쉬는 것을 못 견딥니다. 불안한 데다 컨디션도 평소보다 더 나빠지곤 합니다. 출근해 일을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물론 일을 할 때도 몸의 상태가 좋다고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쉬는 날보다는 낫습니다.
(서울 논현동에서 한 회사원)
▼답 ▼
일중독증이 아닌가 싶군요. 사람은 누구나 강한 의존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외로움 두려움 불안 등의 감정을 견디기 힘들 때 무엇인가에 매달려 그것을 해소하고자 하죠. 의존대상도 여러 가지입니다. 알코올 도박 연애 등. 일중독도 그 중 하나이고 분명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단지 알코올 도박 등이 반사회적이라면 일중독증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당사자는 문제의 심각성을 모른 채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일의 성취를 제외한 다른 것에서는 그다지 기쁨을 느끼지 못하므로 일하지 않으면 당연히 불안합니다. 또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을 때 마음 속에 일어나는 여러 생각과 자신의 진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은 쉴 자격이 없으며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자기비하의 감정을 갖고 있어도 일중독증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을 쉬고 있으면 곧 죄책감이 느껴져 더욱 일에 열중하게 됩니다.
일을 할 때도 몸이 안좋다는 것을 보면 지금 탈진상태에 있는 것 같습니다. 몸은 자기 능력을 벗어나면 위험신호를 보냅니다. 그것을 잘 포착해 자기 몸을 돌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3요소가 일 사랑 놀이인 것을 유념하십시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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