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의 독립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나흘 앞둔 26일 주도 딜리에서 독립지지파와 인도네시아연방 내의 자치를 주장하는 세력이 충돌해 적어도 5명이 숨졌다.
이날 딜리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이던 1만여명의 자치파 민병대는 독립파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져 2명이 숨졌으며 1명은 인도네시아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취재 중이던 로이터통신 기자도 다리에 총을 맞고 부상했다. 베코라에서도 1명이 숨졌다.
폭동진압 경찰과 군대는 동티모르 곳곳에서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으며 시내에는 불에 탄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B J 하비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가인 자나나 구스마오를 다음달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라디 법무장관은 각료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7일이나 15일쯤 구스마오가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위란토 인도네시아군 총사령관은 이날 “투표 결과 독립이 결정되면 동티모르에 주둔 중인 병력을 3∼6개월에 걸쳐 완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