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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지도 이렇게]정태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입력 | 1999-08-27 17:49:00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글/존 데니엘 그림/시공사 펴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늘 읽어도 처음 읽는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얇은 동화책이나 만화영화이다. 그런데 원본은 거의 200쪽 분량이다. 이 책은 원본을 그대로 번역한 책이라 그 의미가 깊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00년대 옥스퍼드 대학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인 찰스 도쉬슨(본명)이 같은 대학의 학장 딸인 앨리스 리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쓴 동화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이 동화를 읽고 꿈과 상상력을 키운 사람들이 후에 20세기 문화 각 분야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는 어린시절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수없이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울프의 대표작 ‘등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보여준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 흐름에 큰 영향을 받아 쓰여졌다.

또한 현대미술의 개척자로 평가되는 인상주의 화가 세잔느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동화 속에서 줄었다 늘었다 하는 앨리스의 몸을 잘 살펴보자. 인체의 황금률이 깨진, 목만 길어진 이상한 몸매의 앨리스가 등장한다. 이러한고정관념깨뜨리기는세잔느의화폭에서실험되고, 이어피카소에게큰영향을미치게 된다.

이 작품이 늘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고정관념’ 깨뜨리기에 있을 것이다.

이 동화를 읽고 고정관념 깨뜨리기의 한 활동으로, 몸이 개미만큼 작아진 앨리스와 나무만큼 커진 앨리스 입장에서 연필 한 자루를 보고 설명하는 글을 적어보게 하자.

정태선(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