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최말 김준환의 총알같은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 그리고 2시간 40분에 걸친 역전드라마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27년전인 72년 군산상고와 부산고의 결승전. 군산상고는 이때 한국야구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쟁패전(동아일보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은 명승부와 스타 탄생의 산실.
프로야구 홈런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는 이승엽(삼성)도 황금사자가 발굴한 대스타다. 이승엽은 경북고 1학년이던 92년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와의 8강전에서 4회 구원투수로 등판해 5이닝동안 1안타만 내주며 전국대회 본선 첫 승리투수가 됐다.
뿐만 아니다.
80년 34회때 우승을 차지한 선린상고의 박노준과 김건우는 최고의 스타로 한시대를 풍미했고 이때 아쉽게 우승을 놓치고 감투상을 받았던 선동렬(주니치드래건스)은 ‘국보급 투수’로 일본에서 펄펄 날고 있다.
두산 홈런타자 김동주(배명고)와 롯데의 왼손에이스 주형광(부산고)은 92년 46회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어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예.‘요미우리의 희망’조성민(신일고·45회)과 도루왕을 꿈꾸는 두산 정수근(덕수상고·48회)도 그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프로에서의 대활약을 예고했었다.
LG의 김재현과 조인성도 93년 신일고 우승의 주역. 97년 신일고 우승을 만든 봉중근은 미국에서 ‘제2의 그레그 매덕스’를 꿈꾸고 있다.
황금사자가 최근에만 스타들을 양산한 것은 아니다.
경남고(당시 경남중학)를 47년 1회대회부터 전무후무한 3연패를 달성케한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장태영씨는 안타깝게도 올해 작고, 후배들이 벌이는 명승부를 지켜보지 못하게 됐다.
황금사자기가 배출한 프로1호 선수는 27회 대구상고 우승의 주역인 ‘타격의 달인’장효조.
이밖에 올시즌 7번의 완투승으로 철완을 자랑하는 송진우(한화)도 36회 세광고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올 황금사자가 낳을 ‘내일의 대스타’는 누구일까.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