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같이 근무했던 증인들과 이 자리에 나란히 서게 되니 착잡하다.”(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 “증인은 공안부 검사로 일했고, 나는 공안부에서 피의자로 수사받은 것밖에 없는 사람이다.”(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의원)
현직 검사로는 최초로 국회 청문회에 선 안영욱(安永昱)울산지검차장검사, 그의 직속 상관이었으며 파업유도 발언으로 구속됐던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 이날 두 ‘검사’ 증인을 대하는 의원 중엔 안,김의원처럼 이들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관계에 따라 신문에 임하는 태도도 대조를 이뤘다.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은 증인들의 법조 후배이면서도 가장 공격적이었다. 김의원은 증인들이 즉답을 회피할 때마다 “검찰에 몇년이나 근무했느냐” “직업상 잘 알면서 왜 그렇게 답변을 피해가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원풍모방 노조위원장 출신인 국민회의 방용석(方鏞錫)의원은 진전부장이 조폐공사 직장폐쇄의 적법성 여부와 관련해 강희복(姜熙復)전조폐공사사장에게 자문을 해주었는지 여부를 추궁하다 “그게 노동부의 일이지, 검찰이 할 일이냐”고 면박을 주는 등 여당의원 답지않게 거친 신문을 퍼부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투옥경력이 있는 김문수의원도 지난해 4월 이후 조폐공사 파업유도 대책회의까지 총 40회에 걸쳐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렸고, 그 중 28번이 노동관련이었다는 자료를 들이대면서 “사실대로 말하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다.
반면 안상수의원은 “개인적으로는 검찰 공안부가 노동관계까지 맡는 것은 반대다. 대공관련이나 집시법은 몰라도 노동까지 맡으니까 공작 얘기가 나온다”며 토론방식을 도입하는 등 신중한 태도였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현직 고검장 시절 구속된 경력이 있는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이 신문 모두에 진전부장에 대해 “청문회에 서게 된 심경이 어떠냐”고 발언 기회를 주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