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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TV용 토종 애니메이션'이 몰려온다

입력 | 1999-08-30 19:16:00

'하얀마음 백구'


‘마징가Z’ ‘은하철도999’‘캔디’‘아톰’…. 20, 30대가 어린시절 TV를 보며 열광하던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일본 작품들이었다. 과거에도 ‘아기공룡 둘리’ 등 일부 국산애니메이션이 있긴 했지만 올 추석부터는 TV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을 많이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8월말 현재 국내에서 기획 제작되고 있는 창작 애니메이션은 모두 50여편. SF 동물 성(性)등 소재도 갖가지이고 셀애니메이션에서 3D 2D 등 풀디지털 애니메이션까지 면면도 다양하다. 바야흐로 국산 애니메이션의 창작 붐이 도래하고 있는 것.

90년대 들어 ‘블루시걸’‘아마겟돈’ 등 극장용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한 이후 최근 들어 TV용 애니메이션에 집중되고 있다.

환경이 오염된 가붕가별과 살기좋은 붕가부별 일족의 대립을 다룬 ‘붕가부’(추석 특선 KBS2TV), 곤충 캐릭터가 펼치는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마일로의 대모험’(10월 KBS2TV), 김수정 원작의 성교육만화를 코믹 홈드라마로 바꾼 ‘귀여운 쪼꼬미’(MBC TV) 등이 올가을 TV를 통해 방영된다.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의 공식캐릭터로 유명한 ‘범이와 땡추’가 주인공인 ‘유틸리티 파이터’는 내년 4월 한국과 일본의 TV에 동시 방영된다.

내년 9월 MBC에서 방영예정인 ‘하얀마음 백구’(문성동화)는 전남 진도 근처의 작고 아름다운 섬 조도를 배경으로 진돗개 백구와 솔이의 운명적인 만남과 모험을 담은 ‘로드무비’. 수채화같은 화면에 서정적인 감동이 물씬 풍기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진도군과 완구제작업체 손오공 등이 총 26억원을 투자했다.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스튜디오V)도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우선 내년 12월까지 26편의 TV시리즈로 선을 보인 다음, 2006년까지 3단계에 걸쳐 TV와 극장용으로 만든다는 장기 프로젝트. 달라진 태권V의 가장 큰 특징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기와 경락을 근거로 한 ‘멘탈 프레임’을 파워 제너레이트로 사용한다는 것. 동양적 힘과 곡선미를 상징하는 디자인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산 창작애니메이션의 제작 붐의 원인은 중국시장의 급성장으로 하청제작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과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쿼터제 실시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화평론가 박인하씨는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도 TV용 애니메이션이 정착됐기 때문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도박’하듯 돈을 쏟아붓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TV용 애니메이션은 적은 비용으로 시청자에게 친숙함을 줄 수 있고 캐릭터 개발도 쉽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