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에 이어 대한생명 처리와 관련해 감자(減資)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감자는 어떤 경우에 실시되고 주가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증자(增資)의 반대개념인 감자는 본래 자본금감소를 뜻하며 사업부문 매각 등 회사규모를 줄이거나 과거의 누적된 손실을 회계상으로 처리하기 위해 실시한다.
주식을 100% 소각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이론적으로는 손해가 아니다. 감자비율만큼 주가가 올라가기 때문.
예컨대 주식시장에서 매매가 정지되기 전 주가가 5000원인 감자대상 기업의 주식 5주를 1주로 줄이는 경우 매매가 재개될 때의 거래기준가는 2만5000원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이 주식을 1000주 갖고 있던 사람의 평가액은 감자전(1000주×5000원)이나 감자후(200주×2만5000원)나 500만원으로 같아진다.
감자로 얼마나 손해가 나느냐 하는 것은 그 이후 시장에서 판가름난다.
부실로 낙인찍힌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게 일반적이다. 작년 초 8.2대 1로 감자된 제일은행 주식이 대표적. 감자 직전 990원이던 제일은행 주가는 감자후 매매가 재개되면서 8120원에서 출발했지만 곧 2000원대로 하락했다.
드물긴 하지만 감자후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 올 6월 6200원짜리 주식 1.29주가 1주로 줄어든 아남반도체는 7월13일 9180원에 다시 매매되면서 현재 2만원대로 주가가 뛰었다. 감자비율이 낮기도 했지만 최근 국제 반도체가격 급등에 따른 수혜주로 인식됐기 때문.
지금까지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상장사의 절반 정도가 감자를 끝냈거나 예정된 것에서 알수있듯 워크아웃기업이라고 모두 감자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무조건 ‘팔자’주문을 내는 것은 성급한 행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과연 감자 가능성이 있는지, 있다면 감자비율과 감자후 회생가능성은 어떤지 미리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삼성증권 목동지점 사재훈 주식팀장)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