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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탈북자 인권'에 대한 시각차

입력 | 1999-09-02 18:35:00


우다웨이(武大偉)주한중국대사가 2일 탈북자문제에 대해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즉 탈북자는 북한과 중국간의 문제이며 여기에 한국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언론은 탈북자라고 하지만 중국이 볼 때 월경자(越境者)이며 유엔도 이들을 난민 범주에 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탈북자 인식이 우리 정부의 정책과 국민정서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는 북한―중국 국경지대에서 탈북 여인들의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최근 탈북자 인권문제를 추적해 온 민간단체는 중국의 중년남자들이 탈북여인을 사들여 성의 노리개로 삼는 실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같은 탈북자의 비인간적인 상황에 대해 한―중(韓―中) 정부간 논의가 껄끄러우면 비정부단체의 구호활동이라도 허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 대사는 이를 반대했다. 그는 당사국인 북한과 중국이 월경자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우 대사는 한국이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신개입주의(new interventionism)라며 이를 비판했다. 2차대전후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제정치 규범을 바꾸려는 신개입주의는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인권이 국가주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신개입주의에 대해 중국이 높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경고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탈북자에 대한 우 대사의 시각과 발언은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탈북자는 굶어죽지 않으려고 긴급피난한 난민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동포로서뿐만 아니라 지구촌 가족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중국에서 붙잡혀 북한에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이 교화소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당한다는 탄압상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런데도 중국 공안당국이 탈북자를 단순한 불법체류자로 간주해 북한 특무요원들의 체포작전에 협조한다면 이는 원만한 한―중 관계를 위해서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중국이 탈북자들의 인권문제에 보다 전향적으로 생각해주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여러측면을 고려해야겠지만 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얘기해야 할 것이다. 또 홍순영(洪淳瑛)외교부장관은 이달 말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할 때 탈북자 인신매매 등 인권문제에 대해 우리정부의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