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5대그룹이 주최한 ‘사업구조조정 1년’ 평가회에서는 최근 정부의 강공에 대한 불만과 위기감이 짙게 배어났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 부회장은 “경제는 기업인들이 활발히 움직여야 살아날 수 있는 만큼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선 “정부도 기관투자가들에게 때때로 주식을 사라고 유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현대가 주가관리 차원에서 사고 팔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세용(朴世勇)현대 구조조정본부장도 이 사건에 대해 “실무자들이 잘못할 수는 있겠지만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의 투자목적은 분명했으며 매입한 후 팔지도 않았다”면서 이익치(李益治)회장의 개입설을 일축했다.
삼성중공업의 이해규(李海揆)사장은 정부의 산업정책 ‘실종’상태를 꼬집었다. 이사장은 “우리경제가 무엇을 먹고 살아갈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서 “산업정책과 금융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정훈보(鄭勳甫)철도차량 통합법인 대표는 “대우 현대 한진중공업이 각각 매출비중 3∼11%의 사업부문을 분리해 통합한 ‘한국철도차량㈜’에 기존 3개사 노조가 난립하고 있다”며 정부의 비협조를 원망했다.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은 평가회를 마친 뒤 따로 만나 기업지배구조개선과 총액출자제한제도 부활 등 정부의 강공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전경련은 5대그룹의 내부의견을 수렴해 9일 열릴 회장단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정부 건의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