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북방한계선(NLL)의 무효를 선언하고 백령도 연평도 등을 북한 군사통제수역으로 삼는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이 지역 주민들은 6월 연평해전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꽃게잡이가 다시 시작돼 한창 만선의 꿈에 부풀어 있던 연평도 대청도 어민들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군부대 해경 관계자 등과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해경 연평도 어선통제소 황주현(黃周玄·44)소장은 “어민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북한의 발표가 상투적인 협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칫 돌발적인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북한의 북방한계선 무효화 선언에 관계없이 4일부터 꽃게잡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3일 조업에 나설 67척의 어선과 그물 등 어구를 손질했다.
연평어민회 최율(崔律·44)부회장은 “6월 북한 경비정의 침범으로 9일간 꽃게잡이 조업을 못해 큰 타격을 입었다”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다시 조업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노래미 등 잡어(雜魚)잡이가 한창인 대청도 어민들도 일단 정상조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대청도의 어선 70여척은 3일 새벽 노래미 우럭 등을 잡기 위해 정상적으로 출어했다.
대청도수협출장소관계자는“한척에 하루 평균 60만∼7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하루만 조업이 중단돼도 피해가 크다”며 “일단할수있을 때까지는 조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