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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톨게이트 '통행료 전쟁'…납부거부 첫날 교통체증

입력 | 1999-09-03 19:04:00


경부고속도로 판교톨게이트 통행료 징수에 반발하는 분당신도시(경기 성남시) 주민들의 ‘통행료 거부 운동’이 새롭게 불붙고 있다.

3일 일부 주민들은 분당입주자대표협의회(회장 고성하·高晟河·54)가 제의한 통행료 거부 운동에 적극 동조, 통행료를 내지 않고 판교 톨게이트를 통과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도로공사 직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협의회측은 지난달 수원지법에 제기한 통행료 부과처분 무효확인 소송의 판결이 날 때까지 통행료 거부 운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당분간 출퇴근시간대 ‘판교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행료 납부 거부 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7시반경 판교톨게이트. 도로공사 직원 70여명이 서울방면 판교 톨게이트 요금소 8곳에 줄지어 서 운전자들에게 통행료 납부를 촉구하는 전단을 나눠주었다.

요금소 주변에는 ‘통행료 징수는 유료도로법에 따라 계속됩니다’ ‘우리는 분당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습니다’라고 쓴 현수막 4개가 내걸렸다.

오전 7시40분경. 출근 차량이 몰린 가운데 4대의 승용차가 통행료 1100원을 내지 않고 그냥 통과하려 하자 도로공사 직원들이 차를 가로막고 나섰다.

“돈 내지 않으면 통과못시켜.”(도로공사측)

“과태료를 물리면 되지 왜 길을 가로막고 난리냐.”(주민)

차가 꼼짝못하게 되자 뒤에서 기다리던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다 못해 차에서 내려 “비키라”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와 도로공사 직원들 간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로공사 간부들이 나와 “주민들을 자극하지 말라”며 직원들의 몸싸움을 제지했다. 이때부터 통행료를 안내도 차량사진을 찍고 번호를 기재한 후 통과시켜 일단 소동이 진정됐다.

그 사이 톨게이트 입구에서 분당 쪽으로 1㎞ 가량 차량들이 꼬리를 물었으며 견디다 못한 운전자들은 한동안 ‘경적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전경 1개 중대를 도로공사 판교영업소 부근에 긴급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도로공사측은 이날 출근시간(오전 6∼9시)에 판교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은 1만467대(서울행 6669대, 분당행 3798대)이며 이 가운데 서울행 25대가 통행료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남〓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