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를 가져갈 ‘빅4’가 마침내 가려졌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올 봉황대기 우승팀 천안북일고, 서울세의 보루 경동고―올 화랑기 4강 부산상고.
3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3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 초청 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에서 경동고는 마산고를 7―1로 가볍게 꺾고 4강에 점프했다. 경동고의 4강 진출은 올해 처음.
서울 라이벌 신일고와의 16강전에서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던 ‘기동력의 팀’ 경동고는 이날도 빠른 발로 마산고 내야를 헤집었다. 1회와 5회, 7회를 제외하곤 매회 도루를 성공시키며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회 볼넷 2개와 도루로 만든 2사 1, 3루에서 8번 서남원의 가운데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게 승리의 신호탄.
4회엔 2사 3루에서 2번 이화준의 좌월 2루타에 이어 상대투수의 폭투로 2점을 추가했다.
이화준은 4―1로 앞선 8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쐐기홈런을 날리는 등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 선수가 도루능력을 갖고 있는 경동고는 두 경기를 통해 13차례 도루를 시도,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아 도루성공률 100%의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부산상고와 대전고의 8강전은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명승부였다.
부산상고는 3―0으로 앞서던 5회 대전고에 3점을 내줬고 6회 대전고 7번 백종열에게 왼쪽 1점홈런을 허용, 순식간에 역전돼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부산상고는 7회말 대전고의 실책을 등에 업고 4―4로 두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는 양팀의 왼손 에이스인 마일영(대전고)과 채태인(부산상고)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승부가 갈린 것은 연장 11회말.
부산상고는 2사 만루에서 6번 양재혁의 천금같은 유격수앞 결승 내야안타로 5―4의 감격적인 승리를 차지,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 창·김상수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