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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美 대통령 클린턴

입력 | 1999-09-06 18:34:00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부인을 돕기 위해 ‘선심성 사면카드’를 꺼냈다가 입장이 난처해졌다.

클린턴대통령은 최근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독립을 위한 단체인 민족해방군(FALN)소속 게릴라 16명에 대해 폭력포기를 전제로 사면을 제의했다. 이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FALN이 74년부터 83년까지 130차례에 걸쳐 미국내 군사 및 공공시설을 상대로 벌인 폭탄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붙잡혀 15년 이상 복역중이다. 이들은 직접적인 폭력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히스패닉 이민자들로부터 동정을 받아왔다.

느닷없는 클린턴대통령의 사면제의는 힐러리여사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미 공화당은 사면제의가 뉴욕주내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의 환심을 사 힐러리여사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일지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의 딕 아미 하원 원내총무는 정치적 목적의 사면제의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위협했다.

상황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힐러리여사는 4일 성명을 통해 “사면제의에 관여한 바 없으며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한발 더 나아가 “게릴라들이 폭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석방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클린턴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부인조차 반대하는 엉뚱한 사면제의를 한 꼴이 됐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