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의 폭력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유엔 동티모르 파견단(UNAMET)과 국제인권단체 회원, 외국 기자들이 유혈폭력사태를 피해 동티모르를 빠져나가면서 독립반대파 민병대의 총격과 방화 등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립지지 세력도 무장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병원난입 20여명 사상
○…친(親)인도네시아 무장 민병대는 6일 동티모르 전역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를 사흘째 계속. 티모르 전국저항위원회(CNRT)와 호주내 동티모르 국제지원센터는 독립반대 민병대가 딜리와 사메 등 동티모르 곳곳에서 최소 200여명을 살해했다고 발표. 이들은 민병대가 딜리 시내에서 살해된 주민들의 목을 장대에 매달아 전시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독립반대 민병대는 6일 난민이 몰려 있는 딜리 시내 국제적십자 건물에 총격을 가하고 방화를 자행. 민병대는 또 호주의 한 수녀회가 자금을 지원하는 딜리의 한 병원에 난입해 4명을 죽이고 20명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들은 5일 딜리에 있는 카를로스 벨로 주교의 로마 가톨릭 주교관에도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방화해 이곳에 피해있던 난민 6000여명 중 25명이 불에 타 숨진 것으로 외신들이 전했다.
★외국언론들 속속 철수
○…동티모르 폭력사태가 통제불능상태에 빠지면서 5일과 6일 미 CNN 방송 등 대부분의 외국 언론들은 동티모르에서 철수했으며 유엔 직원 약 200명도 호주 다윈으로 피했다고 유엔 관리가 전했다.
공포에 싸인 주민들의 피란행렬도 이어져 2만5000여명의 주민들이 교회 경찰서와 산 속으로 피신.
★자치파 투표결과 불복
○…동티모르 독립에 반대해온 친인도네시아 단체인 동티모르 자치연합전선(UNIF)은 이번 주민투표과정이 불공정했으므로 투표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항의문서를 5일 위란토 인도네시아 군총사령관에게 전달.
〈자카르타〓강수진기자·딜리·워싱턴외신종합연합〉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