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후 독립 반대파 무장세력의 총격 방화 주민 강제이주 등으로 동티모르가 6일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제사회가 평화유지군 파병 등 개입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6일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의 질서와 치안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 질서가 붕괴, 더이상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개입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동티모르 폭력사태 해결을 위한 호주의 군대 파병 등 사태개입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베리 토이브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토이브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한 호주의파병 제안을 지지했는지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은채 "매우 복잡한 상황이며 다른 정부들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트남을 방문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독립 반대파 민병대의 공격을 중단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대처하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동티모르를 지배했던 포르투갈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동티모르 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군 지휘관들에게 파병 등 동티모르 사태 개입 준비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조르제 삼파이오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럴드 맥거완 리스본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유엔 평화유지군의 동티모르 배치 문제를 논의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요청했다.
자이메 가마 외무장관도 리스본 주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들과 별도 회담을 갖고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프랑스측은 유엔 테두리안에서 이뤄지는 평화유지군 파병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티모르 사태에 개입하라는 압력을 받고있는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자카르타로 떠나는 유엔 대표단과 협의했으며 유엔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정부에국제평화군의 배치를 받아들이도록 촉구할 방침이라고 안보리 소식통은 전했다.
독립 반대파 민병대는 이날도 일부 인도네시아 군병력과 함께 독립 지지 주민들과 독립 지도자 카를로스 벨로 주교의 주교관 및 적십자사 건물 등을 공격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등 사실상 무정부 상태의 극심한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루스만하디 인도네시아 국립 경찰청장은 "동티모르는 현재 통제불능 상태이며현지 정부는 더이상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처음으로 동티모르의 치안이 붕괴됐음을 인정했다.
호주내 동티모르 국제지원센터는 동티모르에서 6일 하루동안 민병대 등에 의해170명 이상이 살해됐으며 주민투표 이후에만 2만5천명 이상이 서티모르 등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딜리 자카르타 AP AF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