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루 노인 재활센터에서 만난 92세의 한 여성은 1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과 얘기도 하지 않고 식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휴대전화로 조카와 이야기를 나눌 만큼 회복되었다. 그녀가 살고 있던 양로원의 노인병 전문의 에런 메츠거 박사가 그녀의 증상을 일찍 알아보고 치료를 시작했기 때문.
그러나 그녀는 비교적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대부분의 양로원에는 노인들의 심각한 우울증을 조기에 구분할 수 있는 전문의가 배치되어 있지 않다.
보건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어감에 따라 곧 65세 이상의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날텐데 미국의 보건 시스템은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의 우울증 발생 건수가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의사들은 노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깊은 슬픔과 절망을 사소한 것으로 취급하고 그냥 약이나 처방해주는 선에서 끝내려 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헌터대의 노인학 교수인 로즈도브로프(74)는 “의사들이 환자와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고 그냥 약을 처방해주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전문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 환자에게 처방을 내리기 전에 보통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노인 우울증의 진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와 이렇게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또 노인들의 우울증에 대해 특별히 공부한 의사도 많지 않다.
펜실베이니아 의과대의 노인 정신과 과장인 아이라 카츠 박사는 “1차 진료 의원을 찾는 노인 환자 6명 중 1명 이상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적절한 치료를 받는 사람은 6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립 정신 건강 연구소가 실시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자기 집에서 살고 있는 65세의 노인 중 3%, 그리고 1차 진료 기관을 찾는 노인 환자의 5∼10%가 심각한 우울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양로원에서 살고 있는 노인들의 우울증 발생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전 세대보다 더 높은 우울증 발생률을 보여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들의 우울증 발생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노인들의 우울증 치료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전국적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존 A 하르포드 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저겐 유너처 박사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만 활용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yr/mo/day/news/national/science/hth―elderly―depressio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