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홀. 131야드 거리에서 날린 세컨드 샷이 홀컵 1.5m 지점에 떨어지자 김미현의 얼굴에는 우승의 자신감이 역력했다. 1타차로 뒤쫓던 제니스 무디(스코틀랜드)는 부담을 안은 듯 홀컵 3m지점에서 버디 퍼팅을 시도했지만 빗나갔고 김미현은 여유있는 2퍼팅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7일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레일GC에서 벌어진 99스테이트팜클래식 3라운드. 김미현은 전날까지 선두였던 무디와 같은 공동 2위였던 마리사 바에나(콜롬비아)와 함께 마지막 조로 플레이에 들어갔다. 전날까지 무디에게 2타 뒤졌던 김미현은 파4홀인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산뜻한 출발을 했다. 절묘한 6m짜리 버디 퍼팅이었다.
김미현은 6번홀에서 다시 한번 버디를 잡아내며 이때까지 파 세이브를 이어온 무디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처는 168야드짜리 파3홀인 7번홀. 김미현이 또다시 6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타수를 줄인 반면 무디는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김미현이 2타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무디가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추격해왔지만 그냥 있을 김미현이 아니었다. 12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다시 2타차.
김미현은 바로 다음 홀에서 보기를 범해 주춤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이미 김미현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13번홀에서 벙커에 빠진 무디의 볼에 벌레가 날아들어 무디는 손을 저어 벌레를 쫓았는데 경기위원회에서 볼에 손을 댔다며 2벌타를 선언한 것. 무디는 곧바로 항의했고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결국 항의는 받아들여졌지만 이미 흐트러진 집중력을 추스를 수는 없었다.
파3인 16번홀도 ‘행운의 연장’. 2온뒤 파 퍼팅을 시도했다 실패한 김미현이 보기를 하면서 무디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지만 무디 역시 보기를 범해 사실상 승부는 갈라졌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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