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사를 다시 쓰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23·삼성)이 아시아신기록을 향한 큰 걸음을 잠시 멈추고 현역 아시아 최고 슬러거를 가리는 경연장에 나선다.
11일부터 일주일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겸한 제2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이번 대회는 98방콕아시아경기 결승전에서 한국에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당한 일본이 처음으로 프로선수를 합류시킴에 따라 명실상부한 아시아야구 최강을 가리는 ‘꿈의 구연’.
이승엽은 이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의 프로마운드를 무너뜨릴 선봉장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에 뛰어든 이승엽이 태극마크를 달기는 94년 캐나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이후 5년만. 당시 투수겸 타자로 뛰었던 이승엽은 대회 최다홈런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품에 안았었다.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최고루키인 마쓰자카의 투구모습을 경산구장에서 비디오로 철저히 분석했다”며 “변화구가 140㎞대에 이르는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그와 반드시 맞대결을 펼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표팀 주성노감독(인하대)은 9일 처음으로 선수단을 소집하고 한국야구 100년 사상 최강으로 평가되는 ‘드림팀Ⅱ’의 운용방안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드림팀은 호타준족의 이병규(LG)가 톱타자, ‘날쌘돌이’ 정수근(두산)이 2번에 기용돼 기동력이 한껏 강화됐다.
공격의 핵인 3번은 물론 이승엽의 몫.
9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당시 4번타자였던 김동주(두산)를 비롯해 ‘골리앗’ 양준혁(해태) ‘괴물타자’ 박재홍(현대)이 중심타선에 포진한다.
선발투수의 중책은 에이스 정민태(현대)와 한화의 쌍두마차 정민철 구대성이 맡을 예정. 정민태는 올림픽 티켓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대만전 선발이 확실시되며 일본전에는 한양대 시절 ‘일본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구대성의 기용이 비중있게 검토되고 있다.
마무리는 50세이브포인트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임창용(삼성)과 진필중(두산)의 ‘더블 소방수 체제’로 운영된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