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한국이 1―4로 완패한 7일 한일 올림픽축구대표팀 도쿄 평가전. 필립 트루시에 일본팀 감독은 한국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축구는 이제 성인 국가대표팀보다 올림픽대표팀의 전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단언했다. 그는 “성인 국가대표들은 대개 대학을 거쳐 프로에 뛰어들기 때문에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에 입문한 올림픽팀 선수들보다 투지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사례2▼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에서 일본올림픽대표팀을 담당하는 재일동포 노재진기자는 “일본대표팀은 짧은 합숙기간에 수비훈련을 주로 한다. 수비력은 선수간 팀워크를 절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공격훈련은 각자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얼마전까지는 개인기보다 팀전술이 우선이라고 믿었으나 이제는 개인기가 갖춰지지 않으면 전술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 두가지 사례는 무엇을 뜻할까. 20세 안팎의 올림픽대표팀을 주축으로 하는 일본축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등 21세기를 겨냥한 톡톡 튀는 신세대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며 세계축구의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는 것.
일본은 4월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99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93년 프로축구 J리그가 출범할 때 프로팀마다 유소년팀을 운영하게 한 장기적 안목의 결과였다.
‘정확한 예측과 완벽한 준비.’ 그동안 한국에 당하고만 있었던 일본축구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을 딛고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한국은 어떤가. 아직도 ‘일본만 꺾으면 최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쿄〓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