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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연합' 2001년 창설

입력 | 1999-09-10 19:19:00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통합’을 향한 거대한 용틀임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단결기구(OAU) 53개 회원국은 9일 리비아의 시르테에서 폐막된 제4차 특별정상회담에서 2001년까지 ‘아프리카연합’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OAU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시르테선언’에서 강력한 정치 경제 통합을 통해 21세기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10일 전했다. OAU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OAU 53개국 합의

회원국들은 아프리카연합 창설의 법률적 기반이 될 ‘연합법’을 마련해 내년 7월 토고 수도 로메에서 개최될 OAU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OAU 정상들은 검토과정을 거쳐 2001년 시르테에서 열릴 특별정상회담에서 연합법을 비준할 예정이다.

OAU 회원국들은 또 아프리카연합의 정치적 기초가 될 통합의회를 내년까지 구성하기로 했다. 이 의회는 아프리카 대륙이 당면한 정치 경제 문제를 논의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프리카의 새 지도자로 부상중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국가원수는 당초 내년 1월1일까지 아프리카의회를 구성하고 회원국 정상들로 구성된 아프리카합중국 집행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다른 정상들이 일정을 많이 늦춘 셈이다.

★통합의회 내년 구성

아프리카는 올들어 의미있는 정치적 변화를 경험했다. 4월 알제리 대통령에 취임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슬람 반정부무장단체와 평화협정을 맺어 7년 내전을 종식시켰다. 리비아는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미 여객기 폭발사건의 주범을 올 봄 서방측에 인도해 미국의 경제제재를 벗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6월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취임함으로써 두번째 민선정부가 들어섰다. 5월 민정을 출범시킨 나이지리아의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은 인권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군사독재 시절의 만행을 조사하게 했고 의회는곧반부패법안을통과시킬 예정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종식을 위한 협정도 맺어졌다.

OAU는 시르테선언에 아프리카가 직면한 경제 문제에 대한 처방도 포함시켰다. OAU 공동의장인 부테플리카 알제리대통령과 음베키 남아공대통령에게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 전액탕감을 위한 서방과의 협상전권을 일임한 것. 그러나 통합을 향한 아프리카의 발걸음이 단시일내에 결실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부분의 OAU 회원국 정정이 불안하고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 국가연합이라는 다분히 추상적인 목표를 향해 힘을 쏟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政情불안 성사 어려워

OAU는 이미 91년 체결한 아부자협약에서 아프리카중앙은행 단일통화 단일사법재판소 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시르테선언에는 아프리카연합을 위한 각종 절차의 완료 시기는 물론 연합이 추구할 구체적인 목표나 일정이 들어있지 않아 발표에 의미가 있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