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발을 경계하라.”
11일 개막되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에 떨어진 특명이다.
한국과 함께 시드니올림픽행 티켓 2장을 다투는 일본과 대만의 강점은 내야진을 뒤흔드는 기동력.
주성노 대표팀감독은 “두 팀의 기동력이 예상보다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뛰는 야구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코칭스태프가 ‘요주의 인물’로 꼽는 선수는 대만의 황간린(24), 일본의 노무라(32)와 이데(28).
황간린은 대만프로 퉁이 라이온스의 중심타자로 8월까지 도루를 44개나 기록했을 정도의 대표적 호타준족형 선수.
일본 히로시마 카프에서 뛰고 있는 노무라는 도루왕 출신. 유격수로는 드물게 ‘30(홈런)―30(도루)클럽’까지 가입했다.
올시즌 무릎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포함된 것은 일본이 ‘비장의 카드’로 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니혼햄의 이데와 아마 최고의 준족 이즈카도 틈만 나면 2루를 넘볼 것으로 보인다.
기동력 외에 대만은 타자들의 힘이 돋보인다.
간판은 LA다저스 마이너리그 싱글 A 샌 버나디노의 외야수 천진펑(22). 지난해 방콕아시아경기에서 박찬호로부터 홈런을 빼앗은 장본인. 올시즌 캘리포니아리그에서 타율 0.316과 123타점(공동 1위), 31홈런(2위), 161안타(3위)로 마이너리그 신인왕과 MVP를 휩쓸었다. 1m83,86㎏의 당당한 체구.
프로선수 8명이 합류한 일본은 투수진이 탄탄하다.
150㎞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괴물루키’ 마쓰자카(18·세이부 라이온스)―3연속 대표팀선발의 스기우라(31·니혼생명)―베테랑 고이케(30·긴데쓰 버펄로스)로 이어지는 마운드는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수들을 이끄는 ‘안방마님’이 ‘컴퓨터 포수’로 이름난 후루타(34·야쿠르트 스왈로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