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북한의 미사일발사문제에 대해 양국이 공동으로 ‘쐐기’를 박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를린 북―미회담의 흐름을 이번 정상회담이 더욱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아태경제협력제(APEC)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12일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결과를 이날의 한중 정상회담이 사실상 뒷받침함으로써 ‘3+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그동안 미사일 등 대북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은 자제해왔다. 다만 북한의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위 상임위원장 등 북한관계자들의 방중시 기회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에 불리한 일이면 저지하겠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작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미사일문제에 관한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 연장선상에서 이날 회담은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공조를 토대로 양국관계를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제분야의 우호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양국정상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양국 모두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날 회담에서 양국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탈북자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도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판단때문으로 보인다.
〈오클랜드〓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