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독일 베를린에서 7일부터 계속한 고위급회담을 12일 타결,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보를 맞바꾸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양측은 12일 이번 회담의 5차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쌍방은 증진된 양자관계와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공동발표문은 특히 “경제제재와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현안과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와 북한 미사일 발사포기 일정을 구체화할 추가 회담이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대북 경제제재 해제조치와 관련해 미국측은 적성국교역법상의 적성국에서 북한을 제외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측은 3월29일 평양회담 이후 중단돼온 북―미 미사일 전문가회담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고 점진적으로 장거리 미사일발사 중단 및 포기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유보를 발표문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이로써 한국전쟁 이후 50년 동안 지속돼온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사실상 중단되고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은 이날 회담결과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베를린〓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