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대연동 황령터널 입구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터널진입로 공사 당시 지형적 특성을 무시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대한토목학회 부산 경남 울산지회(회장 한상숙·韓相淑건설기술연구소장)는 12일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절개지의 암반에 생긴 틈으로 물이 스며든 것이 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토목학회 관계자는 또 “지질적 특성을 무시하고 절개지의 경사면을 가파르게 마무리한데다 배수시설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공사측이 절개지의 경사도 등을 제대로 조사하고 이에 맞는 시공을 했더라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91년 10월 황령터널 진입로 착공 당시 시공업체는 H사였으나 93년 12월 이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4번이나 시공업체가 바뀌는 등 공사에 일관성이 없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사흘째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 재해대책본부는 흙더미가 쌓여 있는 황령터널 입구 도로 6개 차로 중 4개 차로를 20일까지 임시개통할 방침이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