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타이베리안 선’인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타이베리안 선’이 돌풍을 일으키며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어 게임 시장의 판도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블리자드사의 ‘스타크래프트’는 지난해 3월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85만 장이 팔렸다. 그러나 라이벌인 웨스트우드사가 지난달 27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한 ‘타이베리안 선’도 이에 못지 않은 판매세를 보이고 있는 것.
‘타이베리안 선’의 국내 판매사인 ‘일렉트로닉 아츠 코리아’측은 “발매 시작 10일 만에 국내에서 8만장이 팔려 나갔다”며 “스타크래프트가 초기에 5만장 팔리기까지 6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판매 속도”라고 밝혔다.
‘타이베리안 선’은 21세기의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NOD와 GDI, 두 군사세력이 전면전을 벌이는 내용.
‘스타크래프트’는 등장캐릭터나 무기 수준이 거의 비슷해 무기 생산력과 이들을 운용하는 전략이 동시에 중요하다. 이에 비해 ‘타이베리안 선’은 무기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파괴력이 월등한 무기를 잘 골라 만들어낼 수 있는 질적 ‘전략’이 우선시된다.
또 가상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타크래프트’와는 달리 ‘타이베리안 선’은 지구 상의 기후와 지형을 배경으로 살려 훨씬 현실적인 생동감을 준다. 실제 영화같은 동영상 전투장면도 압권.
연세대 경영학과 대학원 최동성씨(28·컴퓨터게임 전공)는 “‘스타크래프트’의 동영상이 예쁜 캐릭터가 등장하는 3D 애니메이션인데 비해 ‘타이베리안 선’은 잘 찍은 영화 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서 ‘타이베리안 선’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누를 수 있을 지는 예상이 엇갈린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스타크래프트’는 세 종족이 싸우고,‘타이베리안 선’은 두 세력이 싸운다는 점. 게임평론가 김창배씨는 “고스톱 등 한국인들이 흥미를 느끼는 게임 유형은 삼각관계”라고 말한다.
또한 ‘타이베리안 선’은 훨씬 높은 수준(권장 시스템:CPU 233MHZ이상, 램 64MB)의 컴퓨터 환경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PC게임방 등에서 멀티게임을 하기에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1년 경에는 ‘스타크래프트2’도 나온다는 소식.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시장의 두 라이벌인 웨스트우드사와 블리자드사의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전쟁은 컴퓨터 게임 못지 않게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