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범죄와 관련해 긴급감청을 할 수 있는 대상을 현행 130여개에서 대폭 축소키로 했다. 또 수사상 긴급한 사유로 법원의 영장없이 감청을 실시할 수 있는 ‘긴급감청’의 기간을 현행 48시간에서 36시간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정보통신부 안병엽(安炳燁)차관과 경찰청 이팔호(李八浩)수사국장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불법 감청, 정보제공, E메일 검열 등의 대책으로 이같은 방안을 내놓고 “국민의 기본적인 통신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무총리실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빠른 시일내에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정보제공 절차 등을 규정한 ‘전기통신 감청업무 등 처리지침’을 개정해 정보제공의 절차를 명확히 하고 통신사업자에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 운영토록 할 방침이다.
이밖에 심부름센터 등 사설기관에 의한 불법도청 몰래카메라 등의 만연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불법 도청장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안차관은 정통부에서 집계되지 않는 인터넷 IP사업자들에 의한 정보제공이나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요청건수 집계의 혼선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실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현재 E메일 검열건수, 사용자 정보제공 건수 등을 PC통신업체에 한정해 집계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은 공문 하나에 적게는 한 두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에 이르는 사람의 통화내역을 한꺼번에 요청하고 있으나 정통부는 이를 한건으로 간주해 집계해왔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