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미 간 베를린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과 합의한 대북한 금수(禁輸)조치 해제방침은 한마디로 양국 간 경제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기본조치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50년 6월28일 수출관리법에 따라 대북한 전면 금수조치를 취했고 89년과 96년 두차례에 걸쳐 수출관리규정을 개정,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물자의 수출만을 허용해 왔다. 지금까지 북한은 수출관리법에 따른 국가그룹 분류에서 E2(unilateral embargo)국가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 금수조치를 해제한다고 해도 미국이 당장 북한에 수출할 수 있는 물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북―미 간 경제규모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의 물자를 대량 수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그동안 미국의 눈치를 보며 북한과의 경제거래를 꺼려왔던 유럽연합(EU)이나 아시아국가들이 대북 경제거래에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온 북한의 대외적 입지도 아울러 강화되는 간접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