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 수사기관이 올해에도 감청장비를 175대나 무더기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의원이 13일 공개한 정보통신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월2일 정보통신부가 구입을 인가한 소형유선전화감청장치는 △경찰청 163대(형사국 134, 보안국 21, 외사국 8대) △해양경찰청 3대 △관세청 1대 △국방부 8대 등이었다.
김의원은 “경찰청이 새로 구입한 163대는 경찰청이 보유한 소형유선전화감청장치 630대의 26%에 이르는 규모로 감청의 오 남용 우려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감청장비 구입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국감기간 중의 도 감청 파동 이후 ‘올 상반기 국가기관 감청 건수는 210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3580건에 비해 41%나 감소했다’는 정부 발표는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도 감청 특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법원의 영장없이도 가능한 ‘긴급감청’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특위 소속인 김의원은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경우 감청 장비를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통신부의 통계에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감청 장비와 예산, 조직 및 인원 등의 공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