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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 폐차부품 사용]『내 차는 괜찮을까?』

입력 | 1999-09-14 18:38:00


회사원 최모씨(36)는 지난달 한 카센터에서 승용차의 제동장치 부품을 교체했다. 그러나 부품을 교체한 뒤 오히려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압력이 이전만 못하다고 느꼈다.

불안을 느낀 최씨는 대형 정비업소를 다시 찾았고 그제서야 이전의 카센터가 부품을 교체하며 불량 재생용품을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험까지는 아니더라도 카센터 등에서 차량을 정비할 때 혹시 불량품을 사용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실제 이같은 우려는 경찰이 지난주 수도권 일대 폐차업소와 정비업소 등에 대해 일제 단속을 실시한 결과 현실로 나타났다. 재활용이 금지된 자동차 부품이나 불량 재생부품이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었기 때문.

14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최모씨(58)는 지난해 11월부터 자동차의 조향장치 부품인 스티어링 기어와 제동장치 부품인 하이드로백 등을 폐차에서 빼내 카센터 등에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팔아 온 부품은 모두 자동차관리법상 재활용이 금지된 것들. 현재 자동차관리법상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12개 부품과 3년이 경과한 엔진은 재생해 사용할 경우 운행중 핸들작동 불능 등으로 대형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해체 및 재생이 금지돼 있다.

또 이날 구속된 윤모씨(39)는 올 7월부터 폐차에서 빼낸 등속조인트 1만여개를 폐차업자들로부터 사들인 뒤 약간의 손질만 해 다시 카센터 등에 되팔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등속조인트는 자동차의 앞바퀴에 연결된 조향장치 부품으로 불량 재생품일 경우 주행중 바퀴가 빠져나가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재생품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1급 정비사의 검증을 받도록 되어 있다.

특히 경찰의 이번 단속결과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와 택시업체 일부도 정품가격의 20%밖에 안된다는 유혹에 넘어가 재활용 금지부품이나 불량 재생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택시기사 김모씨(31)는 “회사가 불량 재활용품을 사용해 기사들이 운전중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 많다”며 “이 때문에 자동차부품을 정품으로 사용해달라는 것이 노사문제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재활용금지 부품 등을 폐차에서 빼내 팔아온 폐차업소 대표 19명과 불량 재활용품을 팔아 온 재생업소 대표 2명을 적발, 이중 1명을 구속하고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재활용금지 부품을 사용해 온 8개 택시회사의 정비사를 불구속 입건하고 버스회사 10곳과 택시회사 8곳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