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멜린다 헤인즈(44)는 트레일러로 된 이동주택에 살면서 전기료를 내지 못해 언제 전기가 끊어질지 불안해하곤 했다. 그런데 그녀의 첫 소설인 ‘진주’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미시시피주의 페탈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그리고 있는 ‘진주’의 초판 발행부수는 6800부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토크쇼에서 이 책을 소개한 이후 책의 판매부수는 75만부로 껑충 뛰었다. 현재 그녀가 받게 될 인세는 약 17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녀는 “이 책이 기껏해야 2만부 정조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진주’는 자신의 가족이 누군지 모르는 28세의 흑인 청년 이븐 그레이드와 친척들의 시달림을 받는 매춘부의 딸로 태어난 15세의 백인 소녀 밸류어블 코너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헤인즈는 어렸을 때부터 이색적인 공포와 불안에 시달렸다. 그녀는 예수의 재림을 두려워했으며 조금 자란 다음에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 군중 속에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녀가 처음으로 공포로 인한 발작을 경험한 것은 7학년 때 수학시간이었다. 그 후 그녀의 발작은 계속되었고, 그녀는 학교에 가기 싫은 나머지 버스를 타고 학교까지 갔다가 교문 앞에서 그대로 돌아서 집까지 걸어오곤 했다. 결국 그녀는 고등학교를 중도에서 그만두고 1년 동안 가정교사의 도움을 받아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그러나 공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까봐 겁이 나서 대학은 가지 않았다.
헤인즈의 어머니 패트리샤 브래스웰은 “멜린다가 지금까지 느겼던 모든 불안이 마침내 글을 쓰는 작업에서 분출구를 발견한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예민했던 멜린다에게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치료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세 때 헤인즈는 목사의 아들과 결혼함으로써 중산층에서 경제적 하류층으로 전락했다. 19년 후 이혼했을 때 그녀에게 남은 것은 3명의 아이와 개인 파산신고를 해야할 만큼 엄청난 재정적 부담뿐이었다. 그녀는 우울증 치료제를 한꺼번에 엄청나게 많이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1990년에 그녀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해병 출신의 레이몬드 헤인즈와 재혼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레이몬드는 그녀를 위해 컴퓨터를 설치해주고 글을 쓰도록 격려했다. 그녀가 처음으로 쓴 두편의 단편을 몰래 잡지사에 보내 발표되도록 한 사람도 레이몬드였다.
‘진주’가 베스트셀러가 된 후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서점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그녀에게 집에서 연습상대가 되어준 것은 남편이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앨라배마주에서 그녀의 책은 모든 사람들의 자랑거리인 동시에 엇갈린 비평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진주’를 출판한 히페리온 출판사를 위해 두번째 작품을 쓰는 한편 미국 전역을 돌면서 서점에서 사인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그녀가 가진 또 하나의 두려움, 즉 비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books/090899haynes―profil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