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 지음/ 홍욱희 옮김/ 지호/ 344면/ 1만5000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기원과 진화, 미래 사이버섹스까지 성의 역사를 과학적으로 살펴본 책.
기본 관점은 진화론적이다. 특히 성의 진화는 ‘악마(죽음)와의 거래’라는 시각이 매력적이다. 인류의 먼 조상인 미세한 생명체에겐 죽음이란 것이 없었다. 그러나 성을 통한 생식이 시작되면서 죽음이 찾아왔다는 주장이다. 종족보존과 쾌락에 대한 대가인 셈.
최근 정자수의 감소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진화론적이다. 정자수가 감소한 것은 환경 오염 때문. 이 현상은 인간이란 생물체가 지나치게 번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본다.
지구 전체로 볼 때 인간의 과도한 증가를 막아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진화론적 흐름이라는 생각이다. 성이라는 것도 우주 전체의 에너지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생명체의 섹스 이야기가 생물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생물학적 배경지식을 갖고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