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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 100년]경부선 건설 株主명부 90년만에 첫공개

입력 | 1999-09-17 19:39:00


1900년대초 일본이 경부선 철도 건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공모할 때 참여했던 2만8000여명의 한국인과 일본인 주주명단이 실린 ‘일본 경부철도주식회사 주주명부’가 90여년만에 17일 처음 공개됐다.

1903년 경부철도주식회사가 발행한 이 ‘주주명부’에는 일본의 30여개 지역과 한국 등에서 당시까지 모집된 주주 2만8867명의 이름과 주식수가 기록돼 있다. 당시 총 발행 주식수는 43만5000여주.

주주들 가운데에는 일본내 30여개 지역과 한국 중국 대만 러시아 등에서 참가한 일본인 주주들이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인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이는 당시 경부선 철도가 외형상 ‘한일합작’으로 건설되긴 했지만 한국측의 참여는 형식적 수준이었을 뿐 식민지 지배의 야심을 키우던 일본인 주도에 의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명단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국인 주주들의 면면. 당시 황실관리인 민영철(閔泳喆)이 대한제국 황실을 대표해 3500주를 구입했고, 이완용(李完用) 이지용(李址鎔) 박제순(朴齊純)등 당시 고위관료를 지내다 후에 친일파로 변신, 을사5적에 포함된 인사들도 30∼70주를 구입했다.

이종학(李鍾學)독도박물관장은 94년 일본의 한 고서점에서 이 명부를 구입해 이날 본보에 공개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