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관중의 ‘대∼한민국’이라는 우렁찬 함성이 잠실벌에 울려퍼졌다.
한국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경기에서 숙적 일본을 맞아 5―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리그 3연승으로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이로써 한국은 97년(대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이병규(LG)가 선정됐다.
이날 경기는 82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을 연상케 하는 한판이었다.
한국에 우승컵을 안겨준 이닝은 1―3으로 뒤진 6회말.
5회까지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일본 선발 고이케 대신 다카하시가 구원등판한 게 ‘천운’이었다.
일본의 단단한 빗장은 9번 홍성흔(두산)이 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홍성흔의 오른쪽 안타에 이어 이병규의 번트로 1사 2루. ‘재간둥이’ 유지현(LG)은 볼넷을 골라 찬스를 연결시켰다.
다음 타자는 전날 대만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던 ‘히어로’ 박재홍(현대). 4회에도 1타점짜리 2루타를 때렸던 박재홍은 다카하시의 공을 우익수 쪽으로 밀어쳤다.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날아갔지만 일본 우익수 카지야마가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놓치는 바람에 1타점짜리 2루타로 ‘둔갑’.
행운의 안타로 1점차로 쫓아간 한국은 1사 2,3루에서 이승엽의 1루땅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카지야마가 다시 5번 김동주(두산)의 오른쪽 평범한 뜬공을 판단착오로 놓쳐 드디어 4―3으로 역전에 성공.
7회 2사 3루에선 이병규가 적시안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 구원등판한 ‘일본 킬러’ 구대성(한화)은 최고시속 149㎞의 강속구를 앞세워 6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깨끗하게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만회하기 위해 ‘드림팀’을 구성한 일본의 ‘꿈’은 또다시 무산되고 말았다.
〈김상수·전 창기자〉ssoo@donga.com
△결승리그
일본(2승1패)
000 201 000=3
000 103 10X=5
한국(3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