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및 선박엔진사업을 한국중공업에 이관하기 위한 빅딜협상이 자산평가 결과를 둘러싼 각사의 입장차이로 또다시 무산위기에 처했다.
특히 삼성은 자산양수도가액 평가과정이 불공정했다며 한중과 평가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달중 빅딜협상을 마무리짓고 연내에 한중 민영화를 위한 입찰공고를 내겠다는 정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빅딜의 자산평가를 맡은 공동평가기관은 최근 자산실사를 마치고 결과를 삼성과 현대측에 통보했다.
공동평가기관의 자산평가금액은 △현대 발전설비 1500억원 △삼성 발전설비 및 선박엔진 6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가 제시한 4750억원과 삼성이 제시한 4800억원에 턱없이 못미치는 금액. 당초 자산평가와 관련해 삼성은 HSBC, 현대는 UBS, 한중은 CSFB를 각각 평가기관으로 선정했다가 세 업체를 모두 공동평가단에 포함시켜 평가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했었다.
삼성 현대 양사는 “평가기관이 지난달 자산의 미래수익가치(DCF) 평가에 필요한 성장률 시장점유율 원가 등 주요항목을 제시하면서 5일 이내에 각사가 이의를 제기하도록 했는데 한중은 시한을 하루 넘기고 뒤늦게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받아들여졌다”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공동평가기관이 우송한 자산평가보고서를 수취조차 하지 않고곧바로되돌려 보낸 후 평가결과에대한무효통보와 함께 평가의뢰계약을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아무런응답이없기때문에 소송을 할수밖에없다”고 밝혔다.
현대도 “평가기관의 자산평가보고서를 수취하긴 했으나 그것이 평가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뜻을 평가기관에 전달했다.
반면 한중측은 “삼성과 현대가 평가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해놓고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절차를 트집잡아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평가결과에 따라 사업양수도 계약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