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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인&아웃]SBS '맛을…'소품팀 하소연

입력 | 1999-09-19 18:40:00


“그냥 ‘보통 꽁치’로 하면 안될까요?”

13일부터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월화 밤9·55)의 소도구팀에 비상이 떨어졌다. 16일 밤 녹화 시간에 ‘출연자’ 섭외에 실패한 것. 이날의 ‘주인공’은 과메기 구이였다.

과메기는 원래 겨울철 경북 포항 영일만 부근에서 많이 잡히는 청어를 꿰어 말린 것. 하지만 해방이후 청어가 사라지고 꽁치가 대량으로 잡히면서 꽁치가 그 자리를 메웠다.

SBS 소도구팀이 서울의 백화점은 물론, 수산시장을 돌아다니며 건조된 꽁치 ‘캐스팅’에 나섰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제작진에 양해를 구해 꽁치를 살짝 구워 과메기 구이로 TV에 출연시켰다.

이 프로에서 소품을 담당하는 신호승씨는 요즘 대본만 손에 쥐면 진땀을 흘린다. 극중 주 무대인 ‘옥점례 맛집’의 특실 메뉴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요리가 자주 나오기 때문. 1,2회 방영분에서는 ‘생약초 비빔밥’이 등장했다. 이 요리의 재료도 유별났다. 인삼 더덕 도라지는 그렇다 치자. 여기에 찬물에 불려 잘게 다져서 들기름에 볶은 구기자, 한약재료인 용안육, 생쑥의 연한 꼭지, 비만에 좋다는 삼백초로 달인 물로 끓인 된장국 등….

아예 경동시장의 한약상가를 찾아 대본을 보여주고 재료들을 구입했다. 그래도 생쑥이 눈에 띄지 않아 직원 3명이 쑥을 캐러 경기 고양시 탄현동 SBS 스튜디오 주변의 야산을 찾아 다녔다.

이 프로의 경우 회당 80만∼100만원의 소품비 중 절반 정도가 요리 재료의 구입에 사용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