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등 6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 2500여명이 20일 동티모르 딜리에 도착해 동티모르 치안 유지 및 평화 정착을 위한 업무를 시작한다.
피터 코스그로브 다국적군 사령관은 19일 “다국적군이 동티모르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소요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와의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친(親)인도네시아계 민병대인 PPI 지도자 에우리코 구테레스도 이날 “우리는 다국적군에게 결코 밀려나지 않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코스그로브사령관은 “다국적군이나 인도네시아군이 아닌 자들은 무기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며 만일 다국적군의 임무를 방해한다면 다국적군은 모든 상황에서 자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선발대와 함께 예정보다 하루 늦은 19일 오후 동티모르 주도 딜리에 도착, 키키 샤흐타크리 인도네시아 주둔군 사령관과 임무교대계획 등을 협의했다.
샤흐타크리사령관은 “다국적군 파병이 완료된 일주일 후에 동티모르에 대한 통제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는 동티모르에서 철수하면서도 계속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은 “동티모르에 파견된 EU 대표들로부터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가 17일 밤 사이에 150∼200명의 동티모르 주민을 살해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일부에서는 민병대의 방화와 약탈로 딜리의 80%가 파괴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병대 지도자 구테레스는 19일 동티모르 분할론을 다시 제기. 구테레스는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과의 회견에서 “다국적군 사령관은 나를 독립된 동티모르에서 살도록 강요할 수 없으며 나 역시 독립 지지자들에게 나와 합류하라고 요구할 수 없으므로 영역을 나누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곳곳에서는 다국적군을 상대로 한 ‘지하드(성전)’에 참여하겠다는 자원자가 수천명씩 나오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
○…동티모르 독립 운동 지도자인 사사나 구스마오가 19일 호주 다윈에 도착.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구스마오는 다국적군이 동티모르에 자리를 잡으면 동티모르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딜리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