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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Science]나무 질병도 알아내는 '슈퍼카메라'

입력 | 1999-09-19 20:37:00


초(超)스펙트럼 카메라, 또는 초스펙트럼 영상 분광계라고 불리는 새로운 장치가 여러 분야에서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기술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이 카메라는 인간의 눈은 물론 미국의 지구자원 탐사위성인 랜드샛 위성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카메라가 생태계 관리, 농업, 다이아몬드와 금광업, 위험한 폐기물 처리, 숲의 화재 진압 등 여러 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당 300만 달러인 이 카메라는 수정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액체질소에 의해 화씨 영하 273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시광선의 스펙트럼 중에서 인간의 눈은 빨강 초록 파랑의 세 가지 파장을, 랜드샛 위성은 6가지 파장을 볼수 있는데 비해 초스펙트럼 카메라는 한 픽셀, 혹은 한 정보 구역에 128개의 파장을 기록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은 이밖에 같은 초스펙트럼 기술을 이용해서 무려 224개의 파장을 기록할 수 있는 공중 가시 적외선 영상 시스템이라는 장치도 보유하고 있다.

초스펙트럼 기술을 이용한 탐지장치는 매우 정교한 프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리즘은 목표가 되는 물체의 분자들에 의해 반사된 빛을 잡아 그 빛을 128개, 또는 224개의 파장으로 나눈다. 그 다음 각 스펙트럼별로 반사된 빛에 들어있는 광자의 숫자를 계산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카메라가 포착한 모든 물체의 독특한 스펙트럼을 기록한다. 사람의 지문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이 스펙트럼 기록을 이용해서 학자들은 소나무와 전나무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소나무의 질병까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한 컴퓨터 조작으로 같은 스펙트럼을 지닌 나무가 모두 같은 색깔로 표현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숲에 어떤 종류의 나무가 얼마나 있는지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만약 농부가 이 카메라를 이용한다면 밭에 비료를 뿌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이 서로 다른 색깔로 표현되도록 함으로써 어느 지역에 얼마나 비료를 뿌려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초스펙트럼 기술은 1970년대 말에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의 그레그 베인과 알렉스 괴츠에 의해 처음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에 강력한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이 기술은 실험실을 벗어나 실용화될 수 있게 되었다.

미 항공우주국은 내년에 초스펙트럼 장치를 실은 위성을 발사해서 지구 표면을 감시할 예정이다. 호주도 2001년에 같은 목적으로 지금보다 더 정교한 기술을 이용한 장치를 위성에 실어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위성에 실린 장치가 활동을 시작하면 나무를 잘라 덮어둔 탱크나 지뢰, 또는 마약의 재료가 되는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http://www.nytimes.com/libr ary/national/science/091499sci―environ―yellowston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