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44)가 곧 개봉될 영화 ‘포 더 러브 오브 게임’의 나체장면 때문에 제작사와 싸우고 있다. 이 영화에서 코스트너는 마지막 게임이 될지도 모를 야구경기에 출전하게 된 나이든 투수 역할을 맡았다.
문제의 장면은 코스트너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샤워하는 모습을 정면에서 찍은 것. 그는 이 장면으로 여성팬의 눈을 사로잡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이 장면을 가차없이 잘라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코스트너는 “제작사와는 더 이상 말도 하기 싫다”며 “다시는 그들과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나 제작사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측은 “코스트너는 이 영화가 ‘원초적 본능’인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비꼬며 “누드장면이 잘려 나갔다고 해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비방하는 태도는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측은 개봉에 앞서 관객의 반응을 알아보려고 포커스 그룹 시사회를 가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젊은 관객이 이미 중년인 코스트너의 누드에 킬킬거리거나 야유를 보냈기 때문에 그 장면을 잘라낸 것.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코스트너와 제작사의 갈등에 대해 “5,6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며 “잘 나가던 배우도 역시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동정했다.
한때 제작사들이 앞다투어 주인공으로 쓰고 싶어했던 코스트너지만 95년 ‘워터월드’이후 그가 주연한 영화마다 실패하자 이제는 제작사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지가 19일 전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